문자를 주고 받는데 문자를 주고받는 상대방이 나한테
'멍청하다'라고 힐난했다.
근데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안 멍청하니까.
내가 걔보다 더 똑똑하니까.
그러다가 문득 근래에 멘토링하던 학생아이가 생각났다.
간단한 영어 문법내용을 설명했는데,
그거 주입시키는데 세 시간이 넘게걸렸다.
이후로도 그 내용을 몰라서 문자로 묻는데,
이해했다는 생각이 영 들지 않는다.
내가 설명을 잘 못했나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 학생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근데 내가 이 아이에게 너 참 '멍청하다'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진짜로 멍청하니까. 농담으로라도 차마 말할 수가 없더라.
안 멍청한 사람에게 멍청하다고 하면 안 멍청한 사람이 하나도 기분 안 나쁜데
멍청한 사람에게 너 멍청하다고 사실대로 말해주면 멍청한 사람은 상처받는다.
왜 그럴까?
진짜로 멍청한데 그걸 적나라하게 까발리니까 명예가 손상되어서 그런가?
같은 논리로
부자한테 '이 거지 같은 놈아!' 라고 비난해도 부자는 상처받지 않지만,
거지에게 '이 거지 같은 놈아!' 라고 하면 나를 때릴지도 모를 것 같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그건 때론 욕설보다 더 모욕적인 언사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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