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기/생활 관찰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16.2.2 관찰기]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문자를 주고 받는데 문자를 주고받는 상대방이 나한테 '멍청하다'라고 힐난했다.근데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안 멍청하니까.내가 걔보다 더 똑똑하니까.그러다가 문득 근래에 멘토링하던 학생아이가 생각났다.간단한 영어 문법내용을 설명했는데, 그거 주입시키는데 세 시간이 넘게걸렸다.이후로도 그 내용을 몰라서 문자로 묻는데, 이해했다는 생각이 영 들지 않는다.내가 설명을 잘 못했나 싶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 학생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근데 내가 이 아이에게 너 참 '멍청하다'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왜냐하면 진짜로 멍청하니까. 농담으로라도 차마 말할 수가 없더라. 안 멍청한 사람에게 멍청하다고 하면 안 멍청한 사람이 하나도 기분 안 나쁜데멍청한 사람에게 너 멍청하다고 사.. 더보기 15.6.21 단상 살을 깎는 외로움을 견뎌내는 것 같았어요.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면 혼자라는 사실을 더 절실하게 느낄 뿐. 잘난 척. 많이 안다고 뽐내봤자 외로워서 내 얘길 좀 들어달라는 아우성처럼 들릴 뿐이었죠. 그래도 아무일 없던 것처럼. 아니, 아무일 없어서 있는듯 마는듯 인사도 하지말고 헤어져요 우리. 이별의 인사가 가져오는 공허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거든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15.04.12 생활관찰기 형. 그거 알아요? 사람이 급하면 자기 경험갖고 글쓰게 된다? 그래서 창작 수업같은거 들으면 그 사람의 이력이 대충 다 나와. 자기 부모님이 이혼하셨다는 둥 집이 되게 가난하고 어려웠었다는 둥. 근데 이번 수업에 CC가 있어. 웃긴게 얘네들은 자꾸 감각적이고 야한 글을 쓰겠다고 하는거야 속셈이 뻔히 보이잖아요. ㅋㅋ 뭐 욕구도 채우면서 학업도 한다는건지. 무튼. 하고픈 말은, 글쓰는 데가 좁아서 먹고살기 어렵다는 둥 전망이 안 좋다는 둥 하는데 나 학교서 가만 보면 걔네들이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가 이해된다. '음.. 너가 그러니까 그런거야' 막 이렇게 생각함 근데 그거 알아요? 아무리 문이 좁다고 해도 할 놈은 하고, 될 놈은 되는 거 같아요. 뭐, 내가 내 앞길 장담은 못하지만 그냥 왠지 모를 .. 더보기 배론성지 가는 길 / 14.11월의 어느날 배론으로 향해야 겠다고 생각한 건, 김훈 작가의 소설 [흑산]을 읽어내려가던 새벽녘이었어요.사영의 다급했던, 혹은 죽음을 직감하면서도 담담했을, 그 숨결을, 기운을 조금이나마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추적추적, 겨울을 부르는 비를맞으며 동이 트기 전 서울발 제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두 시간여를 달려 내려간 그곳에서, 나는 이내 충동적인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서울의 버스체계와는 전혀 다른 이곳에서 어떤 버스를 타야할 지 전혀 몰랐던 것이지요.정류장에는, 그곳에 서는 버스와 노선도가 적혀 있지 않고, 제천 시내에 돌아다닐 전 버스들의 시각만 빼곡하게 적혀 있었답니다. 내가 서 있는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서는지, 그 버스는 어디를 향하는 것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습니다.가게에 .. 더보기 이별의 書. / 14년 6월의 어느날. 우린 헤어지기 전, 마지막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숯불에 불을 피우고, 삼겹살을 구웠죠. 그러고는 오래 전, 아주 오래 전 있었던 기억을 오늘로 다시금 불러왔어요.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간절한 그 바람은, 그러나 이뤄지지 못했어요. 하염없이 흘러가는 야속한 시곗바늘은 우리로 하여금 이별을 마주하게 만들었답니다. 상추쌈을 싸면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았어요. 이 이별로, 우리의 청춘도 지나가겠다고. 세상에서 그렇게 맛없는 고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토가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죠. 그런데 난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후련함을 느꼈죠. 잘 된일이라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자위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문득 쉼보르스카의 시가 한 편 떠올랐습니다. (사실, 그 시밖에 몰랐으니까요.) .. 더보기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고3 때.밤늦게까지 공부한답시고, 깨어있다가 잠들 무렵이면.새벽 두 시. 라디오에서 고스트네이션을 했다.마왕의 개똥철학(?)을 들으며.침대를 뒹굴거리며 낄낄거리던 생각이 난다.억눌렸던 당시의 감정들을마왕의 시크한 일침으로 해소받곤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아쉽고, 아까운, 매력적인 그런 사람이 가서,슬프다.오늘.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잠못이루는 밤을 달래 본다. 더보기 슬프다, 회자정리. 가끔 어른들을 만나면 '어릴 때 만난 친구만한 사람들 없다.' 라는 식의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근데, 그런 말씀하는 어른들은 어릴 때 이후로 좋은 친구들을 만난 적이 없나 봅니다.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 같은데 말이죠.그런데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이제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 마음이 참 아파요.지금까지의 경험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면.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맺어갈 것이라서 걱정할 것이야 없겠지만서도만나면 헤어지는, 회자정리의 순간을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은 마음이야 감출 길이 없네요. 더보기 내가 블로깅을 하는 이유 / 앞바리 오그리 토그리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한 아카이브가 전혀 축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그에 대한 기록들을 채워나가기 위한,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기 위한 작은 몸부림으로 블로깅을 시작했는데,하다보니, 바쁘다는 핑계와 게으름, 그리고 능력의 부족으로 어느샌가 익명성에 기댄 일기장으로 전락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허세를 부리기 위하 하나의 공간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예전에 보았던 재미있었던 어느 웹툰의 한 일화를 다시 보다가 내 블로그를 쳐다보니,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ㅎㅎ 웹툰 - 이동건, 달콤한 인생 158화, 앞바리 오그리 토그리 더보기 2014. 8. 5일의 기억. – 비밀 이야기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나는 그 책을 털 끝 하나 건드려보지도 않았으면서, 항상 그 문구를 되뇌며 다녔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 툭 털어 놓고, 아무렇지 않은 듯 발설해 버릴 수도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쉽사리 맘을 열지 못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게 될 어떤 사람. 그 단 한 사람을 만나면, 그 때가서 이야기 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결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나는 마음을 열게 되는 사람에게 하는 첫 단계의 의식으로 내 비밀 이야기를 하기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