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주의적 관점에서는 국가만이 국제관계의 유일하며,
합리적이고, 단일한 행위자라고 전제합니다.
현실주의적 관점은 국가만을 국제관계의 유일한 행위자로 전제하므로
국제 관계에서 국가들의 행위와
이들 국가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체제적, 구조적 요인에
주로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국가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을 둔다고 할까요?
쉽게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이제는 희미해져가는 냉전과 같은 체제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여년 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개의 초강대국으로
세계가 분열하여 서로 경쟁하였죠.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참상을 겪은 이후,
두 강대국은 서로 치고박고 싸우지는 않았지만,
군비경쟁을 하며 총성 없는 차가운 전쟁,
이른바 냉전(Cold War)을 겪었습니다.
이 때, 세계 각지의 국가들 역시 미국 편, 아니면 소련 편,
어느 한쪽에 소속되어 서로 다른 편에 속한 국가들과 경쟁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소련은 직접 전쟁을 하지는 않았지만,
냉전으로 나뉜 세계 각지에서 일종의 대리 전쟁이 치러졌죠.
우리나라는 그러한 경쟁의 불행한 희생양이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냉전이라는 양극(bipolarity) 체제의 틀에서
외교적 운신의 폭이 클 수 없었습니다.
이는 냉전시기의 많은 국가들도 마찬가지였지요.
이처럼 양 극단이 존재하던 냉전 체제 하에서의 국가 행위,
혹은 냉전 종식 이후, 9.11 테러 이전까지의 미국과 같은
단일한 초강대국이 존재하는 세계의 구조,
혹은 수 개의 강대국이 존재했던 유럽협조체제(Concert of Europe) 등과 같이
현실주의는 국가를 둘러싼 체제적, 구조적 요인에 주로 관심을 둡니다.
그리고 무정부적인 국제정치의 상황 하에서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합니다.
또한 현실주의는 국가가 대외정책을 펼칠 때
국가의 이익(interest)과 비용(cost)를 주로 염두에 두고,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대외정책을 수행한다고 ‘가정’ 합니다.
(가정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국가 행위의 원동력을
비용이나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보지 않는 이론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오직 영원한 국익만이 존재한다는 말은 현실주의의 시각을
잘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일 뉴스에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미국 측 관계자의 발언은
비용과 이익을 중심으로 한 현실주의적 관점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7/2017081790177.html)
(국가의 행위에 있어, 과거의 동맹 관계보다 중요한 것이
오늘의 국익이겠죠.)
마지막으로, 현실주의는 국가를 마치 단일한 행위자처럼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국가 내부에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존재하는데,
(예컨대 국가 내부에는 시민단체와 같은 사회단체가 있을 수 있고,
기업이 존재할 수도 있고,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집단들이 존재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마치 국가라는 한 단위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북한이 핵을 만들면
주변 국가들은 모두 그 핵개발에 반대할 테지만,
무기 부품을 만드는 업체는 좋아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요.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주의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국이면 한국, 미국이면 미국, 중국이면 중국,
그 자체로 단일한 행위자이고,
하나의 이해관계를 갖는 것으로 가정해버립니다.
어쩌면 이러한 현실주의적 관점은
우리가 매일 보는 뉴스에서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 개발에 관련된 뉴스를 보면,
각 국가의 정부로 대표될 수 있는
하나의 국가 행위자만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현실주의적 관점에서는
국가 내부를 볼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에,
‘당구공 모델’ 혹은 ‘암상자(black box)'로서 국가를 이해합니다.
(당구공은 그 자체로 깨지지 않기 때문이며,
암상자는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다는 특징 때문에 붙은 별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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